일지장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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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분한 일기장 이어짐.

금요일에 마신 녹차의 효과가 좋았는지 오후 쯤 되니 감기 증상은 간데 없었다.  수진이와 일요일 오전에 스키장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용평에 갔다오는 버스를 예약했다.  버스를 예약하면서 최근 며칠 사이 온 눈이 많아 하루만 스키타고 오면 아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토요일, 일요일 이틀 이어서 가는 표를 끊었다.  토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이상없이 스키장에 갔다.  버스 타고 가는 동안 차창으로 눈이 조금씩 내리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키장에 가기로 한 것은 잘 했다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도착해서 버스에서 내렸더니, 웬 걸, 온 눈의 흔적이 거의 없었다.  걱정하기 시작했다.  리프트에서 내리고 눈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역시 꽝.  빙판위에 눈 쬐끔만 뿌려저 있을 뿐.  실망이 얼마나 컸는지.  투자한 돈과 시간이 아까워서 오전 내내 열심히 타기로 했다.  결국 레인보우 코스까지는 못 올라갔지만 밑에 있는 슬로프 중 웬만한 것 다 타봤다.  평소 내 실력으로 상당히 어려운 슬로프가 있다.  ‘실버’란 이름이 붙여있는데 낭떨어지나 다름 없다.  토요일에 실버 코스까지 타봤는데 눈이 다 어름으로 변해 있어서 도저히 내려올 자신이 없는 사실을 불행하게도 4분의1정도 내려와서야 비로소 발견했다. 다시 올라갈 방법이 없었고 절벽이나 다름 없는 슬로프를 내려다 보면서 인생과 사망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결국 무사히 내려가기는 했지만 다리의 힘이 완전히 빠져 있었고 그날에 스키를 포기하고 1시차를 타고 상경했다.

서울에 도착해서 보영이랑 이태원 식당 ‘수지스’에서 pancake를 먹기로 했다.  레스토랑에 5시에 도착했는데 6:30 되어야 주문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수지스 갈 때마다 화가 난다.  저번 어느 토요일에 갔다. 그 날은 3시경에 도착했는데 5시 되어야 주문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음식은 비싸기만 하고 맛 하나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옆 테이블에서 pancake를 시켜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 보여 한번도 와서 먹고 싶은 것이었다.  한 시간 반 기다렸다가 맛으로 또 당하는 것 보다는 다른 식당에 가는 방안이 나을 것 같아 헤밀턴호탤 근처에 있는 crepe 전문점에 갔다.  매밀 crepe는 예술이었지만 단 맛나는 후식 crepe는 맛이 그저 그랬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종류 별로 한개씩 주문하여 다 맛을 봤다.  90불넘게 crepe만 먹었다는 것을 지금도 이해 안 간다.

일요일 아침에 수진이 보러 용평으로 또 발길을 향하였다.  교통이 원활해서 그런지 일찍 도착했다.  밤 사이에 눈 조금 온 모양이었지만 밑에 있는 얼음판이 여전했다.  빙판 위에 뿌려진 가루 눈이 조금 많아졌을 뿐.  그래도 출근하는 것보다 낫지 뭘 하는 생각에 수진이 오면 재미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리프트권비를 아까워하는 마음을 달래고 별로 가파르지 않은 ‘골드’ 코스에서 오전 내내 타기로 했다.  8시반에 시작하여 11시까지 허벅지의 근육통을 참으며 재미 있게 탔다.  사람이 너무 많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11시에 수진이한테 남편이 감기에 걸리는 바람에 못 온다는 문자가 왔다. 스키를 포기하고 서울에 다시 올라와서 일찍 자버렸다.

12시간 넘게 잤는데도 피곤한 것은 무슨 까닭일까…

Posted by 마익 on Monday Jan 16, 2006 in Korean Writing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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